오마카세, 가이세키 그리고 와쇼쿠의 차이
한국에서는 일식 코스를 이야기할 때 ‘오마카세’라는 표현을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그래서 스시부터 계절 코스요리까지 다양한 형태의 일식 코스를 통틀어 오마카세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쿠시는 오마카세인가요, 가이세키인가요?”
사실 많은 분들이 이 두 단어를 같은 의미로 사용하거나, 반대로 완전히 다른 장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먼저 와쇼쿠(和食)는 가장 큰 개념입니다. 일본의 음식 문화 전체를 의미합니다. 스시, 텐푸라, 소바, 우동, 야키토리, 가이세키까지 모두 와쇼쿠 안에 포함됩니다. 단순히 일본 요리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제철 식재료를 소중히 여기고 ‘다시’를 중심으로 맛을 쌓아 가며 계절의 변화를 식탁 위에 담아내는 일본의 식문화를 의미합니다.
그 안에 가이세키(懐石・会席)가 있습니다. 가이세키는 하나의 요리 형식입니다. 계절에 따라 식재료를 구성하고, 오왕, 오츠쿠리, 야키모노, 식사에 이르기까지 정해진 흐름 속에서 한 끼의 경험을 완성하는 일본의 전통 코스 요리입니다. 무엇을 먹는지보다 어떤 순서로, 어떤 온도로, 어떤 계절감을 전달할 것인지에 더 무게를 둡니다.
마지막으로 오마카세(お任せ)는 요리 장르가 아니라 제공 방식입니다. 뜻 그대로 ‘맡기겠습니다’라는 의미로, 손님이 메뉴를 선택하는 대신 셰프가 그날 가장 좋은 재료와 가장 적절한 순서로 요리를 구성하는 방식입니다. 스시 오마카세도 있을 수 있고, 텐푸라 오마카세도 있을 수 있으며, 가이세키를 오마카세 방식으로 제공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정리하면 와쇼쿠는 일본 음식 문화 전체를 의미하고, 가이세키는 그 안에 포함되는 코스 요리의 형식이며, 오마카세는 그 요리를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그렇다면 하쿠시는 어떨까요.
하쿠시는 일본 전통 조리법과 계절의 흐름을 바탕으로 한 와쇼쿠 레스토랑입니다. 코스의 구성과 흐름은 가이세키의 문법 위에 놓여 있으며, 메뉴는 셰프가 그날의 식재료와 계절에 맞춰 구성하는 오마카세 방식으로 제공됩니다.
하지만 하쿠시가 지향하는 것은 특정 장르를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의 제철 식재료를 사용하고, 일본의 전통적인 조리법과 기술을 바탕으로 오늘의 감각에 맞게 풀어내며 하쿠시만의 색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